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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TV 피플그들이 들어왔을 때, 나는 소파에 누워 멍하니 덧글 0 | 조회 170 | 2019-09-28 11:06:29
서동연  
그것이 TV 피플그들이 들어왔을 때, 나는 소파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집에는 나밖에 없었다. 그날 오후, 아내는 친구들과 만나기로 돼 있었다. 여고 시절 사이가 좋았던 동급생들 몇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어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할 것이다.1996년 2월 김난주나는 그 이상의 토론은 단념하였다. 아무려면 어떠냐,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일 아닌가,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것이 오렌지를 짜는 비행기이든, 하늘을 날 수 있는 오렌지 짜는 기계이든, 그게 어찌됐단 말이냐. 어느 쪽이든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이 마누라는 어째서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나는 손가락 끝으로 다시 한 번 관자놀이를 눌렀다. 시계소리가 울리고 있다 타르푸 쿠 샤우스, 타르푸 쿠 샤우스. 테이블위에는 리모콘이 놓여 있다. 그 옆에는 여성 잡지가 쌓여 있다. 전화는 여전히 침묵한 채이다. 방은 텔레비전의 희뿌연 빛에 둥실 드러나 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두 사람의 TV 피플이 열심히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화상이 아까보다 훨씬 선명하다. 지금은 기계의 계기 판에 있는 숫자까지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희미하기는 하나 그 소리도 들린다. 기계가 타아아부주라예훗구 타아부주라예훗구 아르프 타아부주라예 훗구, 하고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때로 금속이 금속을 두드리는 마른 소리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난다. 아리이이이잉부츠, 라리이이잉부츠, 그 소리를 그렇게 들린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석여 있다.그러나 나는 그 이상을 소리를 구별할 수가 없다. 아무튼 그 두 사람의 TV 피플은 화면 속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것이 이 화상의 테마인 것이다. 나는 한참이나 두 사람의 작업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화면밖에 있는 TV 피플도 잠자코 화면 속의 동료들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그것은 내게는 도무지 비행기로 보이지 않는다시커먼 기계는, 하얀 빛 속에 떠 있다. 부인은 돌아오지 않을 거요라고 화면밖에 있는 TV 피플이 내게 말했다. 나는 그의
과연 비일상의 침입으로 해체된 일상의 이면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그것을 파헤치는 작업은 하나의 실험이다.지당한 의견이었다. 제대로 잘할 수 있다면 말이지라고 나는 말했다. 우리는 처음에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얘기했다. 열차의 발착 시간이 제멋대로라는 둥, 식사하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둥. 그런데 어쩌다 얘기가 그 쪽으로 흘렀는지 기억하고 있지만, 두 병째 캔티 와인이 테이블에 놓여졌을 때, 그는 이미 그 이야기를 시작한 상태였다. 그리고 나는 이따금 응, 응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이야기를 누구에겐가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장소가 중부 이탈리아의 조그만 마을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포도주가 향그런 83년도 산 콜티브오노가 아니었더라면, 난로에 불이 타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 이야기를 영영 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냈을지도 모른다.나는 옛날부터 자신은 따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였어. 늘 자기 주위로 틀 같은 것이 보이고, 거기에서 삐져나가지 않으려고 주의하면서 살아왔지. 언제나 눈앞에 가이드 라인 같은 게 보여. 친절한 고속도로 같은 것이지. 무슨 무슨 방면은 오른쪽 차선으로 붙어라, 이 앞에는 커브길이 있다, 추월 은 금지한다, 는둥 말이야. 그 지시대로만 쫓아가면 길을 잘못 드는 일없이 갈 수 있지. 어디로든. 그런 식으로 사는 나를 사람들을 칭찬해 주었어. 모두가 감탄을 하면서 말이야. 어렸을 적에는 나와 마찬가지로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런 것이 보일 테지 하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나는 포도주 잔을 들어 불 앞에 비추며,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내 인생은, 적어도 처음 부분을 그렇다는 뜻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주 순탄한 것이었어. 문제라 할만한 문제는 아무 것도 없었지.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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